겨울의 숨결

첫눈

겨울의 첫 눈이 내리는 날, 세상은 한순간에 하얀 세상으로 변한다. 그리고 그 하얀 눈 위에서 나는 겨울의 숨결을 느낀다.

 

겨울 바람은 차가워서 얼굴을 찌릿찌릿하게 한다. 그러나 그 차가움 속에는 깊은 정숙함과 평화가 숨어있다. 소나무의 가지에 앉아 눈을 바라보는 작은 새들의 눈동자에서도 그 평화를 발견할 수 있다.

 

도시의 번잡한 소리는 눈 위의 섬세한 입자들이 모두 덮어버린다. 길가의 나무들은 하얀 눈꽃을 품에 안고 서 있다. 그들의 가지는 마치 겨울의 숨결을 통해 세상에 기쁨의 노래를 부르고 있는 듯하다.

 

한밤중의 겨울 골목, 빛나는 별들 아래에서 발걸음을 옮기며, 각 발자국마다 눈이 살짝 으스러진다. 그 소리는 시간의 흐름을 잠시 멈추게 하는 마법과도 같다.

 

겨울의 숨결은 간간히 내 무릎을 감싸며, 그 차가운 바람 속에 작은 추억들을 속삭인다. 어릴 적 눈싸움을 하던 날, 눈사람을 만들며 웃던 친구들의 얼굴, 첫 눈에 설레던 그 순간… 모든 것이 이 순간에 다시 살아난다.

 

이렇게, 겨울의 숨결은 우리에게 작은 기적을 선사한다. 그것은 바로, 이 순간, 이곳에서 느껴지는 생명의 감동이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우리는 그 숨결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다시금 느끼며, 작은 행복을 찾게 된다.

 

따뜻한 봄의 향기, 뜨거운 여름의 태양, 새로운 시작의 가을… 그 중에서도 겨울의 숨결만큼은 다르게, 조용하고도 깊은 의미를 우리에게 전해준다. 그것은 마치, 겨울의 긴 밤을 지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첫 빛과 같은 것.

 

그래, 겨울의 숨결은 우리에게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을 선사한다. 그것은 바로, 생명의 무한한 가치와, 순간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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