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물다 가는 계절 속에서, 가을이라는 시간이 다가왔다. 고요한 아침, 창문을 열면 선선한 바람이 얼굴에 부드럽게 닿는다. 세상은 또 다른 옷을 갈아입기 시작하는 것이다.
여름의 뜨거운 햇빛과 함께한 이별은 차가움으로 달래지며, 나무들은 조금씩 노란, 붉은색으로 물들어간다. 곧, 그들의 색깔놀이는 길바닥을 화려하게 채울 것이다. 각기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 무수한 존재들이 가을의 축제에 초대된 듯, 조용한 변화의 연속을 만들어간다.
가을은 무엇인가를 기다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사람들은 가을 하늘 아래에서 꿈과 희망, 그리고 추억을 속삭이며 긴 겨울을 준비한다. 거리마다 퍼져나가는 단풍나무의 노란 잎들은 마치 연금술사처럼 길을 물들이며 걸어가는 이들에게 작은 위로를 전해준다.
나도 그 중 한 명이다. 계절의 변화를 바라보며, 내 마음도 조금씩 변화해 가고 있다. 여름의 뜨거움이 가을의 선선함으로 바뀌듯, 내 마음의 여름도 서서히 가을로 바뀌어 가고 있다. 가을의 바람은 내 마음의 깊은 곳까지 스며들며, 잠시 멈춰 선 나를 위로하고 있다.
계절의 변화는 자연의 순환과 같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반복되듯, 인생도 그러한 변화의 연속이다. 나는 이 가을을 맞이하며 그 변화를 경험하며, 다가올 계절을 기대하며 살아간다. 가을의 바람이 나를 안아주듯, 변화를 포용하며 나는 또 다른 계절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