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멸종할 수 있다

– Y염색체 퇴화에 대한 과학적 이야기

‘남자’라는 성별은 유전적으로 XY염색체 조합으로 결정됩니다. 이 중 Y염색체는 오직 남성에게만 있는 유전자로, 정자를 만들고 남성의 신체적 특징을 형성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이 Y염색체가 점점 퇴화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

 

Y염색체 원래는 X염색체와 거의 같았다?

인간의 X염색체에는 약 1,000개 이상의 유전자가 실려 있는 반면, Y염색체는 고작 50~60여 개의 기능성 유전자만이 남아 있습니다.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수천만 년 전만 해도 Y염색체는 X염색체와 거의 동일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진화 과정에서 Y염색체는 점차 유전자 손실을 겪으며 크기와 기능이 축소되었습니다.

 

왜 퇴화했을까?

X염색체는 한 쌍이기 때문에 서로 유전 정보를 교환(재조합)하며 손상된 유전자를 복구할 수 있습니다. 반면 Y염색체는 단독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자기 자신과 재조합이 불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손상된 유전자가 복구되지 못하고 점점 사라지는 현상이 반복된 것입니다.

실제로 유전학자들은 지난 3억 년 동안 Y염색체가 약 97%의 유전 정보를 잃었다고 추정합니다.

 

그렇다면 정말 남자가 사라질까?

이론적으로만 보면 Y염색체가 계속 퇴화하면 언젠가는 기능을 완전히 상실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당장 걱정할 수준은 아닙니다.

Y염색체의 퇴화 속도는 매우 느리게 안정화되었고, 일부 종에서는 이미 Y염색체 없이도 남성 역할을 대체하는 다른 유전 메커니즘이 등장했습니다.

예를 들어, 일부 설치류(예: 류큐가시쥐)는 Y염색체가 없어졌지만 여전히 수컷이 존재하고 정상적으로 번식합니다. 이는 미래의 인류도 Y염색체가 완전히 사라지더라도 남성을 대신할 유전자 시스템을 개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걸 시사하죠.

 

정리하면

  • Y염색체는 점차 유전 정보를 잃어가고 있음
  • 하지만 퇴화는 매우 천천히, 지금은 안정된 상태
  • 일부 생물은 이미 Y염색체 없이도 수컷 역할을 유지
  • 결국 미래에는 지금의 ‘남자’와 다른 방식의 생물학적 성별 구조가 나타날 가능성도 존재

과학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히 ‘남자가 사라질까?’가 아닙니다. 그보다 더 근본적인 질문이죠.

“인간은 어디까지 변화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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