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튼은 환경 DNA를 활용하여 해당 지역의 생물 다양성을 연구했다. 이 기술은 생물들이 흘린 유전자 재료를 통해 주변에 어떤 생물들이 존재하는지 파악한다. 그곳에서 그녀는 북극해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것보다 250마일 더 북쪽에서 ‘열빙어’라는 작은 물고기를 발견했다.
열빙어는 대서양과 태평양 북부에 서식하는데, 환경 변화에 따라 그들의 서식지를 확장하는 경향이 있다. 메르튼의 연구 결과, 열빙어가 북극해의 특유의 물고기보다 더 흔히 발견되었음이 확인되었다. 이는 북극해의 대서양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북극해는 빠르게 온난화되고 있다. 프람 해협의 온도는 1900년 대비 약 2도 상승했다. 하지만, 대서양화는 단순히 온도 상승 이상의 것을 의미한다. 이는 북극해의 물리적, 화학적 조건 전체를 변화시키는 과정을 나타낸다.
해류의 순환 패턴 때문에 대서양의 물이 북극해로 계속 유입된다. 이러한 유입은 주로 깊은 바다에서 일어나며, 따뜻하고 상대적으로 짠 대서양의 물이 북쪽으로 흐른다. 이 따뜻한 대서양 물은 북극의 수면 물과 잘 섞이지 않는다. 그 결과, 북극의 더 신선하고 차가운 물은 표면에 떠 있게 되고, 대서양의 짠 물은 깊은 곳에 갇히게 된다.
하지만, 해빙이 사라지면서 북극해의 표면 온도가 올라가고 있다. 두 계층 사이의 장벽이 약화되고, 대서양의 물이 상층으로 더 쉽게 섞이게 되었다. 이는 빠르게 진행되는 대서양화의 과정을 나타낸다.
메르튼은 프람 해협에서 많은 수의 열빙어를 발견했으며, 그녀는 그 지역에서 참치와 오징어 같은 다른 대서양 생물의 DNA도 발견했다. 이러한 발견은 대서양화가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러시아 인근 바렌츠 해에서의 장기 연구도 대서양화가 북극 생태계를 어떻게 방해하는지에 대한 암울한 전망을 제시한다. 바렌츠 해가 더 따뜻하고 짠 해수로 바뀌면서, 대서양의 생물들이 들어와서 그 지역을 장악하고 있다.
바렌츠 해의 물고기 군집은 단 9년 만에 100마일 북쪽으로 이동했다. 연구의 마지막인 2012년에, 대서양 생물들은 바렌츠 해 전체에 퍼져 있었고, 북극의 생물들은 대부분 밀려났다.
메르튼의 연구 결과는 프람 해협도 비슷한 방향으로 진행 중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러나 이 연구가 프람 해협의 물고기 다양성을 조사하는 첫 번째 연구이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가 얼마나 최근의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메르튼은 “우리는 이러한 기준점들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열빙어가 몇 년 전에 이미 그곳에 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도 확인하지 않았다.”